북한이 최근 오물풍선을 살포하고 ‘남조선 영토 평정’을 언급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이는 배경에는 “한국의 공격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6일 보도를 통해 사카이 다카시씨의 인터뷰를 전했다. 사카이씨는 일본 법무성 산하 정보기관인 공안조사청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으며, 은퇴 후인 2017년 ‘독재국가 북한의 실상’이라는 책 출판에 참여한 북한 전문가다.
사카이씨는 최근 북한의 도발이 잦아진 이유에 대해 “한국 침략을 계획하고 있다기보다는 한국의 무력행사를 억지하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군사위성, 탄도미사일 발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무기 사용을 상정한 훈련 지도 등을 연이어 진행한 것에 대해 “이례적인 빈도”라고 평가하며,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한국으로부터의 공격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사카이씨는 북한이 2010년 한국 천안함을 침몰시키고, 연평도에 포격을 한 사건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권이 이에 대한 보복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복을 당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강국’을 만들었다는 최대 실적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은 유효한 반격, 보복 능력이 있다는 것을 과시해 한국의 무력행사를 단념시키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오물풍선을 날려보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이 ‘남조선 평정’을 언급하며 거친 언사를 이어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했다. 사카이씨는 “북한이 ‘남조선 평정’을 말할 때 항상 ‘한국 측이 전쟁을 시작하면’이라는 전제를 붙인다”며, 이는 한국을 향한 억지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언사가 한국과 미국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이라는 단서를 달아 김정은 정권 붕괴를 공언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말부터 한국을 동포가 아닌 ‘적대적 두 나라 간의 관계’라고 규정하기 시작한 것에 대해서는 현재의 남·북한 분단체제의 유지를 희망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사카이씨는 “적대적이라는 것은 윤석열 정권과의 현재 관계를 반영한 표현으로, 한국 정권의 대북정책에 따라 ‘평화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통일’이 전제가 아닌 ‘두 나라 간’의 대화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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